기 간 | 2016-11-08(화) ~ 2016-12-0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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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간 | 10:00~19:00 |
장 소 | 밀양아리랑아트센터 전시실 |
관람대상 | 누구나 |
금 액 | 무료관람 |
주 최 | 재단법인 밀양문화재단 |
주관 | 재단법인 밀양문화재단 |
후 원 | |
문의 | 055-359-4524 |
슬픈 사람에겐 슬픔으로,
기쁜 사람에겐 기쁨으로 진실되게
아름다움을 찾아 일깨워 주는 일이 바로
나의 즐거움이자 모든 사람에게 진실된
情의 세계를 찾아주는 것이다.
故 이두옥 작가노트 中
색채와 질감의 실험을 통해 현대 속의 고전을 찾다
… 2002년 개인전에서는 다양한 재료실험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추상을 추구했다. 구체적인 형태는 사라지고 추상표현적 색면이 화면을 채우고 있는 이 추상작업들은 색채의 사용도 절제함으로써 숭고의 세계를 추구했던 색면추상회화의 정신세계와 맞닿아있다. 그러나 그의 관심은 비단 추상표현주의적 감정의 표현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화면에 두텁게 바른 안료 위에 그물과 같은 도구를 이용해 자국을 남김으로써 거친 색면 위에 무수하게 많은 격자자국을 남겨 자율적인 화면과 구조적인 구성의 조화를 추구하였던 것이다.
2003년 개인전부터 이두옥의 작품은 다시 한 번 혁신의 과정을 보여준다. 두터운 질감과 거친 마티에르, 화면에 의도적으로 만든 균열 대신에 디지털이미지를 연상시키는 투명성과 이미지의 오버래핑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사진의 요소와 회화의 요소를 중첩, 합성한 이것은 그의 후기작인 렌티큘러의 출현을 예고한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작업으로 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2004년의 개인전을 통해 라이트박스로 이미지를 비춘 작업이 나타났다. 이제 사진으로 촬영된 여성의 누드와 함께 자연의 이미지가 중복되고 있으며, 표면의 질감은 평탄한 화면 뒤로 사라진다. 그러나 그가 디지털카메라, 컴퓨터를 이용한 이미지의 합성 등의 디지털 툴을 사용했다고 해서 질감을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렌티큘러 작품을 보면 누드사진과 자신의 작품을 촬영한 이미지를 오버래핑하고 그 표면에 규사를 바른 후 작가가 직접 제작한 빗으로 표면에 수직선을 그려나간 흔적이 명백하게 나타나고 있다. 향토적 서정을 추구하던 그의 작업이 비물질적인 디지털이미지로 바뀌었다고 할지라도 그는 차갑고 비인격적으로 보일 수 있는 디지털이미지에 회화성을 부여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하였던 것이다. 그가 렌티큘러를 도입한 것은 새로운 매체에 대한 관심이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이 기술이 지닌 환영효과를 통해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더블이미지가 그로 하여금 회화의 새로운 출구를 발견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가 회화작업을 하면서도 사진작가로서 사진작업도 병행했다는 사실이다. 오랜 기간 사진작가로 활동하였기 때문에 그는 렌티큘러 기술을 이용해 디지털회화의 세계를 개척할 수 있었던 것이다.
글 ┃ 최태만 미술평론가 ‧ 국민대학교 교수
故 이두옥 화백 1주기 추모 유작전 ‘낙원에의 동경’ 전시평론 중 발췌